누구에게나 '첫 해외여행'은 인생의 중요한 이정표가 됩니다. 낯선 나라의 공기를 처음 마시고, 다른 언어가 오가는 거리를 걷는 그 순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설레죠.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처음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신경 쓸 것도 많습니다. 어떤 비행기를 타야 할지, 여권은 제대로 되었는지, 환전은 어디서 해야 하는지 등 수많은 결정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기 쉬운 게 사실입니다.
저 역시 처음 해외로 나갔을 때, 비행기 예약 하나에도 몇 날 며칠을 고민했고, 결국 공항에서 환전 때문에 수수료만 잔뜩 낸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단순한 정보 나열이 아닙니다. 실수를 줄이고,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여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제가 수년간 여러 나라를 다니며 터득한 ‘진짜 팁’을 담은 첫 여행자들을 위한 실전 가이드입니다.
여권, 비자, 보험.... 출국 전 필수 준비 리스트
첫걸음은 여권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출발 직전에야 여권을 찾고, 유효기간이 부족해 낭패를 보곤 합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은 입국 시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입국을 허용합니다. 따라서 여권이 이미 있다 하더라도 유효기간을 반드시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재발급을 미리 신청하세요. 구청이나 여권민원실을 통해 신청 가능하며, 일반적으로 5~7일 정도 소요됩니다.
그다음으로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은 비자입니다. 모든 나라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건 아닙니다. 미국을 예로 들면, 무비자 여행이 가능하지만 반드시 ESTA라는 전자여행허가를 신청해야 하며, 캐나다는 eTA, 호주는 ETA 등이 필요합니다.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 등은 사전에 비자를 받아야 입국할 수 있으므로, 여행하려는 국가의 대사관 또는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에서 입국 요건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정말 간과하면 안 되는 게 여행자 보험입니다. 여행자 보험은 단순히 아플 때 병원비만 보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난, 항공 지연, 짐 분실, 심지어는 민사 손해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중요한 안전망입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처럼 의료비가 비싼 국가에 갈 경우, 보험 없이 병원 진료를 받으면 몇 백만 원의 청구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카드사나 보험사 앱을 통해 하루 몇 천 원 수준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고, 보장 범위도 매우 넓기 때문에 반드시 챙기시길 바랍니다.
추가로, 장기 여행이거나 운전을 계획하고 있다면 국제운전면허증도 발급받아야 합니다. 도로교통공단이나 운전면허시험장에서 당일 발급이 가능하며, 여권 사진과 동일한 사진 한 장, 여권,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됩니다. 일본, 뉴질랜드, 미국 등은 국제운전면허증 없이는 차량 렌트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항공권, 숙소, 교통편… 여행의 질을 결정짓는 예약 전략
항공권 예약은 여행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제 예약하느냐, 어느 요일에 출발하느냐, 경유를 하느냐 직항이냐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죠. 일반적으로는 출국일 기준 2~3개월 전에 예약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며, 화요일이나 수요일 출발 항공편이 가장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카이스캐너, 카약, 구글 플라이트 등을 이용해 다양한 날짜와 항공사를 비교한 후, 가장 최적의 조건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숙소. 처음 해외여행을 준비할 때는 가격만 보고 예약하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위치와 리뷰가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숙소라도 관광지와 멀거나, 대중교통이 불편하거나, 치안이 나쁜 지역에 위치한다면 여행 전체가 불편해집니다. 부킹닷컴, 에어비앤비, 아고다 등을 통해 숙소 예약을 할 땐, 평점이 8.0 이상, 리뷰 수가 많은 곳을 선택하고, 반드시 위치를 구글맵에서 직접 확인해 보세요. 또한 취소 정책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상황이 바뀔 수도 있으니 ‘무료 취소 가능’ 옵션을 체크해 두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현지 교통편도 예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의 경우, 유레일 패스, 일본은 JR 패스,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는 장거리 버스나 기차를 사전에 예약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성수기나 연휴 기간에는 현장 구매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공식 웹사이트나 여행 앱을 통해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인기 있는 관광지의 입장권이나 투어는 출국 전 미리 예약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특히 박물관, 전망대, 놀이공원, 문화 공연 등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대기 시간이 길거나 입장이 불가능한 경우도 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Klook, KKday, 각 시설의 공식 홈페이지를 활용해 저렴하고 확실하게 예약하는 편입니다.
환전, 카드, 수수료… 돈 쓰는 법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환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막연하게 공항에서 하거나, 출국 당일 은행을 찾아가곤 합니다. 그런데 공항 환전소는 환율이 매우 비쌉니다. 제가 권하는 방법은 ‘모바일 환전 예약’입니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환전 신청 후, 공항 내 수령 지점에서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환율 우대도 최대 90%까지 제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얼마를 환전해야 하는지도 고민이죠. 정답은 ‘현금 + 카드 병행’입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카드 사용이 널리 보급되어 있지만, 택시, 노점, 소액 식당 등에서는 현금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전체 여행 경비의 30~50% 정도는 현금으로 준비해 두는 게 좋습니다. 나머지는 해외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 또는 신용카드를 활용하면 됩니다. 단, 각 카드사의 해외 수수료와 DCC(이중 환전) 방지 설정은 반드시 사전에 체크하세요.
요즘은 멀티통화 선불카드도 매우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토스 글로벌카드, 네이버페이 환전, 우리 글로벌카드 등은 원화로 충전해 두면 해외에서 해당 통화로 자동 결제되며, 잔액 환불도 쉬워서 많이들 이용합니다. 특히 현금 휴대가 부담스럽거나,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는 경우 매우 유용합니다.
현지 ATM에서 현금을 출금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는 수수료가 다소 높고, 은행별로 추가 수수료가 붙는 경우도 있으므로 한 번에 큰 금액을 인출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현지에서 인출할 계획이라면, 출국 전 본인의 카드가 해외 ATM에서 인출 가능한지, 해외 이용 설정이 활성화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환전 영수증과 카드 사용 내역은 잘 보관하세요. 특히 세관에서 신고가 필요한 경우나, 추후 경비 정산, 분실 등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증빙 자료가 됩니다.
마무리하며: 준비가 여행을 완성한다
첫 해외여행은 단순한 ‘나들이’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문화와 환경에 나 자신을 맡기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불안보다는 기대를 안고 떠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준비가 필수입니다.
여권과 비자 같은 서류 준비에서부터, 항공권과 숙소 예약, 현지 이동 계획, 환전 및 결제 수단 준비까지. 처음이라서 몰랐던 것들, 놓치기 쉬운 것들을 미리 알게 되면 그만큼 더 여유롭고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 수많은 여행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작은 준비 하나가 전체 여행의 질을 바꾸는 법이니까요. 당신의 첫 해외여행, 진심으로 응원합니다.